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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선생님, 좋은 꿈 꾸셨습니까, 꿈에 제자라도 만나셨나요?”

칼럼

by 호남교육신문 2021. 5. 1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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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기∥ 광양중동중학교 교장

 

내일은 마흔 번째 맞는 스승의 날이다. 학생 한명이 교장실에 들어와 감사의 카아네이션을 가슴에 달아준다. 이 학생의 꿈은 세계적 헤어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학생과 상담한 후에 교장실에서 매일 30분정도 영어회화 연습과 독서토론을 지도하고 있다.

학생이 달아주는 카아네이션을 보면서 나로 하여금 교직에 열정을 갖도록 일러주신 나의 고등학교 시절 은사님이 생각났다. 선생님은 평범한 학생이던 나를 특별한 성인으로 이끌어 주셨다. 그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이 지면을 빌어 글을 올려 본다.

 

임방혁 선생님 전상서!
“어제 좋은 꿈 꾸셨습니까? 혹 꿈에 어떤 제자를 만나셨습니까?”
저도 어제는 임방혁 선생님이 꿈에 나타날 것 같아 큰 기대를 가졌는데 꿈보다 이렇게 반창회를 통해 강건한 모습을 뵈니 더욱 가슴 벅차고, 설레며, 마음속 깊이 기쁨 가득합니다.

 

감사하는 임방혁 선생님!
누문동에 자리 잡은 광주일고에서 스승님과 함께 생활하던 40여 년 전 학창 시절이 기억에 떠오릅니다. 멀고도 아련하기만 한 기억속에 마치 어제의 일 같이 생생하게 펼쳐지는 파노라마 영상들은 언제나 우리들에게 자랑스런 일고인의 자긍심을 놓지 않도록 모교 선배의 정신으로 동여매 주셨습니다.

시간의 흔적을 따라 과거의 꿈 많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보면 그곳에는 교복을 입고 스승님의 가르침에 열중하고 있는 왁자지껄 교실에서 떠들고 있는 풋내 나는 저희들의 모습이 있습니다. 어느 누구라서 스승님의 가르침 앞에서 콧등이 시큰해지고 가슴이 뭉클해지지 않겠습니까?

스승님의 가르침이 있었기에 밥벌이라도 하면서, 사람 구실하면서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어찌 부인할 수 있겠습니까? 까까머리 철없는 젊은 학도들, 3학년 4반을 맡아 Dream and Vision을 심어주셨던 스승님, 그 시절 자랑스런 일고인이 되라고 당부하시며 가르치고, 인정해 주시며, 따뜻한 상담을 해 주신 덕분에 이렇게 장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임방혁 선생님!
우리들은 존경하는 임방혁 선생님에게 두가지를 배워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another level(차원이 다른) 따뜻한 가슴이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학급 반장에 출사표를 던지려 움추릴 때 가슴을 펴게 해주셨고, 어떤 친구는 학교 규칙을 어겨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게 해주셨으며 또한 어떤 친구는 감당하기 어려운 공부를 인내하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이 모두가 따뜻한 가슴이었습니다.

둘째는 기다려 주고 믿어주는 마음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미성숙한 저희들을 끝까지 믿고 기다려 주셨기에 오늘날 우리가 여기에 우뚝 솟아 있습니다. 선생님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면 3학년 4반 학생이, 이 나라, 이 고장을 대표하는 사람이 되어 조국과 고향에 이바지하는 제자가 태동되고 있으며, 곧 나타날 것입니다. 그때 완성된 제자의 모습을 선생님께 바치겠습니다. 존경합니다.

사랑하는 임방혁 선생님!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며 자랑스런 일고인으로 마중물 역할을 해 주신 은사님께 각자 마음속에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무슨 말을 어떻게 드려야 할지 막막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하지 않으면 어쩌면 다시는 못할 수 있는 말씀을 오늘 스승님께 드려야하겠습니다.”

3학년 4반 학생 여러분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우리 모두의 마음을 큰소리로 말하겠습니다. 앞에 앉아 계시는 스승님의 얼굴을 바라보며 제가 선창하면 큰소리로 끝 글자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를 외쳐 주시길 바랍니다. "임방혁 선생님, 감사합니다! 임방혁 선생님, 존경합니다! 임방혁 선생님, 사랑합니다!"

끝으로 스승님의 모습이 갈수록 야위어 보입니다. 항시 안부 여쭤야 온당 하지만 그렇지 못한 점 양해해 주시고 광주일고 57회 3학년 4반 급우들이 더욱더 훌륭한 모습으로 익어가는 것을 끝까지 지켜봐 주시면서 9988하게 사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또한 연락받고서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도 좋은 친구이며 그리운 친구들입니다. 그 친구들 또한 우리의 영원한 담임 임방혁 선생님의 가르침에 대해 감사, 존경, 사랑할 것입니다. 임방혁 선생님의 제자로 인연을 맺게 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이 글은 지난 2019년 6월 22일 임방혁 선생님을 모시고 여수 디오션 리조트에서 광주일고 제57회 3학년 4반 반창회에서 필자가 작성해 낭독했던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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